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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지금 당장 만나!

In Twitter(트위터) on 2010/09/23 at 6:53 오전

이 글은 아주그룹 사외보, ‘아주 좋은날‘ 13호 (2010. 09+10)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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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트위터 관련 기사나 방송 하나쯤은 보는 것 같다. 뉴스도 모자라, 친구, 직장동료한테조차 ‘너 트위터해?’ 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이걸 왜 하는지, 대체 뭐가 먼지 도통 모르겠고 알기도 귀찮은데, 안하고 있자니 나만 대화에서 소외되는 것 같다.

사람들이 트위터를 더 자주, 더 많이 이용하게 되는 이유는 140자라는 짧은 길이 덕분에 글쓰기 부담이 적어서다. 특히 트위터는 온종일 내몸의 일부같이 딱 붙어있는 휴대폰 덕분에 24시간 언제나 글을 쓰고 볼 수있는 장점까지 있다. 더 자주 그리고 항상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감정을 노출하게 된다. 하루종일 24시간 내내 심각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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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한계를 벗어난 관계의 그물

나와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은 의외로 많다. 트위터에 내 글을 구독하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다. 트위터가 있기 전까지 우리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몰랐고, 알고 있다 해도 실시간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웠다.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다해도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때문에 실시간으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트위터는 더 많은 감정과 이야기들을 연결시킨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는 이 곳은 놀라운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2010 남아공월드컵 한국 대 나이지리아 전, 가족들은 이미 잠들어 있고, 홀로 숨죽여 거실TV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금 같은 역전 골이 들어간다. 그 순간 트위터에 모여있는 모든 사람의 감동이 넘쳐 흐른다. 모두가 골을 외치고 동시에 감동을 퍼부어댄다. 골!!!! 박주영!!!!!!! 느낌표가 10개나 붙은 수많은 글들이 내 트위터화면으로 물밀듯이 쏟아져 나온다. 미국에 있는 친구도 거제도에 사는 우리형도 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함께 ‘대한민국!’을 외친다.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라면 감정이 더 깊어진다. 새벽 3시에 광화문 응원에 갈수도 없고, 지구반대쪽 남아공 축구장에서 함께 있을 순 없지만 트위터에서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 물리적인 한계를 벗어나 연결되어 있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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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속에서 걸어나온 스타들, 내게 말을 걸다

일년 새에 스마트폰이 엄청난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이메일도 체크하고 게임도 하고 날씨도 읽는다. 수천 수만개의 앱이 있다지만 이동시간에 매일 짧게 짧게 하는 일중에 트위터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 회사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 10분, 신문도 책도 재미있지만 사람들이 뭐 하는지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 옆자리 김과장은 지금 이태원 스페인레스토랑에서 빠에야를 먹고 있구나, 내친구 미영이는 강남역에 차가 많이 막힌다며 투덜거리고 있구나. 들리는 소식이 꼭 나와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필요도 없다. 영화배우 박중훈씨는 운동을 한다며 또 양재천으로 뛰어나갔군, 김제동씨는 기분좋다며 혼자서 총각김치를 안주삼아 소주를 시작하셨군. 슈퍼주니어 김희철군은 라디오 방송하러 이제서야 밴을 탔구만.

강아지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연예인의 모습을 잡지나 TV에서 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트위터에서처럼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에게 말하는 듯한 경험은 지금껏 없었다. 친한 친구나 연인들 사이에만 행해지던 실시간 문자대화가 스타와 나 사이에도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피곤하다고 투정부리고, 새로 산 신발을 자랑하고 싶은 연예인의 트윗에 댓글을 남기고 위로해주는 사이 이미 그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 지금껏 연예인의 이야기는 누군가가 들려준 이야기였다. 스포츠신문이나 네이버에 가면 기자들과 소속사에 의해 걸러지고 해석된 이야기들을 이제 직접, 본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게다가 내가 연예인에게 말을 걸 수도 있다(이를 트위터에서는 멘션이라고 하는데, 해당인물의 아이디를 맨 앞에 쓰고 글을 쓰면 상대방이 그 글을 읽게 된다) 답변은 오지 않아도 좋다. 적어도 내가 한 이야기를 그의 눈에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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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수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트위터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트위터를 처음 시작하면 나의 글을 보는 사람은 한두명뿐이지만, 이내 시간이 흐르고 대화에 끼어들다보면, 나를 팔로잉하는 사람도 50명을 넘어서기 시작한다. 팔로어(구독자)가 백명, 이백명, 오백명을 넘어서면 그 즐거움 또한 남다르다. 내가 연예인처럼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쓴 글에 대답글이 후두둑 도착하면, 나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꽤나 우쭐해지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두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남자들이 말수가 적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트위터에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있으면 정치얘기건 경제얘기건 직장얘기건 밤새도록 떠들어댄다.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 있는 것도 재미있다. 추석에 온 가족이 모였을 때, 정치얘기하나로 밤새 싸우기도 하는 것처럼 격렬한 토론의 장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 방금 집에 데려다 준 여자친구와는 밤새도록 통화할 수 있다. 친한 친구와는 밤새도록 술을 마셔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자주 만날수록 할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처럼 공유하는 정보가 많을수록 대화는 늘어간다. 트위터 중독이라는 말이 나옴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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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트위터, 남다른 일상

남들에게 자기 정보를 보이는게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은 트위터를 뉴스의 채널로만 활용하기도 한다. 하루종일 일정한 주제의 기사만 나르는 친구들도 있고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읽혀진 글들만 전달해주는 계정도 있다. 친구들이 전달해주는 기사만 골라 듣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초록은 동색이라지 않는가. 친구가 재밌다고 읽어보라며 보내주는 기사들은 나 역시 재미있다. 덕분에 트위터 시작 후,  포털사이트에 가는 횟수가 줄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수많은 기사와 정보의 홍수속에서 친구들에 의해 한번 걸러진 정보는 정보의 효율화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알고싶지 않은 뉴스거리를 전달하는 사람들은 언팔로우(구독 중지)하면 그만이다. 경제적이기까지한 트위터다.

수백만명이 만든 네트워크는 살아 숨쉰다. 연결된 느낌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고 그래서 사람들은 트위터로 모인다.

하루 24시간 내내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넘치는 곳, 평범한 사람들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들이 짧은 글로 이어져 드러나는 곳인 트위터. 그래서 트위터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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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주그룹 50주년기념 사보더군요. 축하합니다 ;-)

p.s. 2. 제가 짧게 동영상 찍은것이 있어서 링크 걸었어요. ㅎㅎㅎ 제 목소리를 들으실수 있어요. ;-)